아버지가 직접 농사지은 호박 한 알이 아들의 캔버스 위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땅에 뿌리를 두고 묵묵히 자라난 호박은 어느 순간 현실의 중력을 벗어나 화면 속을 자유롭게 떠다닌다. 익숙한 농작물이었던 호박은 이제 가족에 대한 기억이 되고, 풍요를 향한 소망이 되며, 삶을 다시 꿈꾸게 하는 희망의 상징으로 확장된다.

노진 박경민 작가가 2026년 10월 1일부터 15일까지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옐로우갤러리에서 세 번째 개인전 「부유 — 浮遊·富裕·For You」를 열고 자신이 오랫동안 이어온 ‘호박’ 연작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2024년 김해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에서 열린 첫 개인전과 2025년 경남교통문화연수원에서 열린 두 번째 개인전에 이어 마련된 자리다.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핵심은 ‘호박’이다.
박경민 작가에게 호박은 단순한 자연의 대상이나 정물 소재가 아니다. 작가가 살아온 시간과 가족에 대한 기억, 삶의 풍요와 번창, 희망과 이상을 품고 있는 상징적 조형언어다.
특히 이번에 작품 속에 등장하는 호박에는 더욱 특별한 사연이 담겨 있다.

작품의 모티브가 된 호박들은 작가의 아버지가 직접 농사지어 자식들에게 건넨 호박들이다. 그 안에는 자식들이 잘되고 풍요롭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담겨 있다. 작가는 그 호박을 직접 촬영하고, 자신에게 의미 있는 장소에서 포착한 풍경과 결합해 현실과 상상이 교차하는 새로운 회화적 공간을 만들어냈다.
아버지가 땅에서 길러낸 호박은 아들의 캔버스 위에서 중력을 벗어나 자유롭게 부유한다. 땅에서 시작된 부모의 사랑이 예술이라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생명과 의미를 얻게 되는 순간이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부유’ 역시 하나의 의미에 머물지 않는다.
浮遊는 중력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떠오르는 움직임과 해방을 뜻한다. 현실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자유로운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작가의 마음이 여기에 담겨 있다.

富裕는 물질적인 풍요를 넘어 마음의 넉넉함과 삶의 번영을 의미한다.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고, 관계가 깊어지며, 자신의 삶이 조금씩 성장하고 풍성해지는 것 역시 작가가 생각하는 또 하나의 부유다.
여기에 영어 ‘For You’가 더해진다.
자신에게 호박을 건네준 아버지의 마음처럼, 작가 역시 자신의 작품을 바라보는 누군가에게 사랑과 축복, 희망의 메시지를 건네고자 한다.
세 가지 의미가 하나의 단어 안에서 만나면서 이번 전시는 개인적인 가족의 기억에서 출발해 관람객 모두에게 열려 있는 삶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김은진 보리작가는 박경민 작가의 작품에 대해 “호박은 단순한 자연의 재현이 아니라 아버지의 사랑과 풍요의 염원을 담은 상징적 조형언어”라고 설명한다. 이어 “아버지가 땅에서 길러낸 호박은 아들의 캔버스 위에서 중력을 벗어나 자유롭게 떠오른다”며 “땅에서 시작된 아버지의 사랑이 예술을 통해 새로운 생명과 의미를 얻는 순간”이라고 평했다.
박경민 회화에서 색채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황빛 호박은 풍요와 결실, 생명력을 떠올리게 하고, 강렬한 푸른색 공간은 호박의 따뜻한 색채와 극적인 대비를 만들어낸다. 현실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강한 색채의 조합과 공간 구성은 익숙했던 호박을 일상의 사물에서 분리해 새로운 상징으로 변화시킨다.
푸른 바다와 하늘, 때로는 현실의 풍경과 상상 속 공간 사이에 떠 있는 호박은 마치 인간이 꿈꾸는 이상과 현실 사이를 오가는 존재처럼 보인다.

대표작 「부유 - 중력 밖의 이야기」(2026, 캔버스에 유화·혼합재료, 6호 F)는 이러한 작품세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현실의 중력과 공간에서 벗어난 호박의 모습은 자유에 대한 갈망을 드러내는 동시에 삶의 풍요와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한다. 작가는 유화와 혼합재료를 활용해 호박의 물성을 단순히 재현하기보다 자신의 감정과 기억, 지나온 시간의 흔적을 화면 위에 쌓아간다.
그가 반복해서 호박을 그리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박경민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나의 정체성을 호박에 접목하고자 하는 욕망을 끊임없이 갈구한다”고 말한다.
호박을 그리는 행위는 같은 소재를 되풀이하는 과정이 아니다.
호박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고,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아직 도착하지 않은 미래를 꿈꾸는 과정이다. 때문에 그의 호박 연작은 시간이 지날수록 정물의 영역을 넘어 일종의 자화상에 가까워진다. 그 안에는 아버지와 가족의 기억이 있고, 지나온 삶이 있으며, 작가가 앞으로 살아가고 싶은 삶의 모습이 함께 들어 있다.
이번 전시에는 창동과 주변 공간에서 쌓여 온 작가의 기억도 자연스럽게 스며 있다.
작가는 “누군가를 기다리듯, 나는 그림을 그린다”고 말한다.
창동예술촌과 주변의 익숙한 공간은 작가가 지나온 삶의 한 페이지이자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다시 헤어진 기억이 축적된 장소다. 누군가를 기다리듯 그림을 그리고, 완성된 작품과 함께 다시 관람객을 기다리는 시간은 박경민 작가에게 또 다른 ‘부유’의 과정이다. 기다림은 과거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고, 그림은 그 기억을 현재에 남기는 기록이 된다.
박경민 작가의 작품세계에서 호박은 그렇게 계속 변화하고 성장한다.

처음에는 자연의 결실이었던 호박이 가족의 기억으로 옮겨가고, 다시 풍요와 번창, 자유와 희망, 사랑과 축복으로 확장된다. 한 알의 호박에 자신의 삶을 투영하고, 다시 그 호박을 다른 사람에게 건네는 것. 이번 「부유 — 浮遊·富裕·For You」전은 결국 한 작가가 자신의 삶과 가족의 사랑을 예술로 기록하고, 그 마음을 관람객과 나누는 전시라 할 수 있다.
아버지가 자식에게 건넨 호박이 화폭 위에서 다시 태어나듯, 박경민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또 하나의 질문을 건넨다.
우리에게 진정한 풍요란 무엇인가.
더 많이 소유하는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사랑을 다시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것일까. 박경민 작가의 호박은 그 질문에 하나의 답을 제시한다.
현실의 중력을 벗어나 자유롭게 떠오르고, 마음이 넉넉해지고, 서로의 삶에 희망을 건
넬 수 있는 것. 그것이 박경민 작가가 말하는 ‘부유’의 또 다른 모습이다.

전시개요
전시명 : 부유 — 浮遊·富裕·For You
작가 : 노진 박경민(Bak Kyeong Min)
기간 : 2026년 10월 1일(목) ~ 10월 15일(목)
장소 : Yellow Gallery(옐로우갤러리)
주소 :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소6길 16-16
노진 박경민 작가 프로필

개인전
제1회 노진 박경민 개인전, 2024, 김해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
제2회 노진 박경민 개인전, 2025, 경남교통문화연수원
제3회 노진 박경민 개인전 「부유 — 浮遊·富裕·For You」, 2026, 옐로우갤러리
주요 단체전
한미동맹기념 한국작가 초대전, 미국 칼슨시청사 전시장
라오스-한국 현대미술 교류전, 라오스 비엔티엔 국립미술관
한국-필리핀 수교 75주년 기념전,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Find Q」 단체전, 마산 창동예술촌 문신앤셀라
제34·35·36회 대동제, 창동상상갤러리·창동아트센터·시민극장 전시장
2020·2021·2022 국제작은미술제, 인사동 한국미술관
국제현대미술 우수작가 초대전, 부산문화회관
사랑의 나눔전 초대작가전, 갤러리 바로
컬러오브힐링 전시회, 진해해양공원 솔라파크 전시동
경남치유농업협회 창립전, 경남교통문화연수원 T갤러리
2026 힐링미술지도사 초대전
수상 및 선정
2024 경상남도 미술대전 서양화 부문 입선
한국현대미술대전 우수상
바로문화원 추천작가 감사장
2026 한국현대미술 초대작가전, 부산문화회관
2026 힐링미술지도사 초대전 초대작가상
주요 활동
2025 성원어반스케치 전시회, 창원 성원그랜드쇼핑
2023 창원시 벚꽃문화아카데미 컬러테라피 과정 수료
2021 사랑나눔전 작품 기증, 바로문화원
2024 힐링미술지도사 2급 자격 취득
2026 힐링미술지도사 1급 자격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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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만택 기자 dream-kaz@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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