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RM의 개인 미술 컬렉션과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의 소장품을 함께 선보이는 특별전 《RM × SFMOMA: 너와 나 사이(Between You and Me)》가 10월 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에서 개막한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지원하는 이번 전시는 2027년 2월 7일까지 이어진다. KF는 이번 전시를 지원하는 국내 유일의 공공기관이다.
이번 전시는 세계적인 음악가이자 미술 애호가로 잘 알려진 RM의 개인 미술 컬렉션이 미술관을 통해 본격적으로 공개되는 자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RM의 컬렉션과 SFMOMA 소장품을 포함해 모두 190여 점이 소개되며, 한국 근·현대미술을 중심으로 13세기부터 동시대까지 이어지는 한국 미술의 흐름과 미국·일본·프랑스 등 14개국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장욱진·박래현·윤형근… RM이 바라본 한국미술
전시에는 RM이 꾸준히 수집해 온 장욱진, 김윤신, 권옥연, 박래현, 도상봉, 윤형근 등 한국 근·현대미술 주요 작가들의 작품이 출품된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미국 관람객에게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다.

특히 RM이 소장한 장욱진의 1986년 작품 《길》은 이번 전시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 가운데 하나다. 장욱진 특유의 간결한 화면 안에는 나무와 새, 사람, 집과 동물, 붉은 해가 등장하고 화면 중앙을 가로지르는 길이 위아래 공간을 연결한다. 일상의 풍경을 단순한 조형언어로 압축하면서도 인간과 자연, 삶과 시간의 관계를 서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RM의 컬렉션이 단순히 유명 작가의 작품을 수집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한국 근·현대미술의 다양한 흐름과 개인적인 취향을 함께 보여준다는 점도 이번 전시의 중요한 관람 포인트다.
김환기·백남준에서 마티스·로스코까지
SFMOMA 소장품 가운데서는 김환기와 백남준을 비롯해 도널드 저드, 이브 클랭, 아그네스 마틴, 앙리 마티스, 조지아 오키프, 마크 로스코 등 세계 현대미술사의 주요 작가들이 함께 소개된다.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과 나란히 배치함으로써 한국미술을 특정한 국가나 지역의 미술로 한정하기보다 국제 현대미술의 흐름 안에서 새롭게 바라보도록 구성한 것이다.

전시될 이브 클랭의 1961년 작품 《Éponge (SE251)》 역시 강렬한 울트라마린 블루와 유기적인 입체 형태가 특징이다. 거칠고 불규칙한 표면에 깊은 청색이 입혀지면서 색채 자체가 하나의 공간이자 물질처럼 느껴진다.
전시는 시대와 국적을 넘나드는 8개의 주제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김환기, 백남준, 윤형근 등 한국 작가를 중심으로 한 섹션도 별도로 마련돼 한국미술의 미학적 특징을 보다 집중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RM, 작품 소장자 넘어 공동 큐레이터로 참여
이번 전시에서 RM은 작품 대여자에 머물지 않고 공동 큐레이터로 직접 참여했다.

RM은 한국어와 영어 오디오 가이드를 직접 녹음했으며 전시장 벽면 글과 작품 라벨 작성, 전시장 음악 선곡에도 참여했다. 관람객이 작품을 바라보는 과정에 자신의 미술관과 감상을 적극적으로 공유한 셈이다.
RM은 이번 전시에 대해 “동양과 서양, 한국과 미국, 근대와 현대, 개인적인 것과 보편적인 것 사이에 존재하는 여러 경계를 담고 있다”며 “많은 이들에게 이 전시가 작지만 단단한 다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장 역시 이러한 ‘사이’와 ‘연결’의 개념을 공간적으로 풀어낸 모습이다.
전시장 전경을 보면 작품을 벽면에 일렬로 배열하는 일반적인 전시 방식에서 벗어나 반투명한 천과 원형 구조물이 공간 곳곳에 설치됐다. 관람객은 가려진 듯 열려 있는 공간을 이동하며 서로 다른 시대와 국가, 장르의 작품들을 만나게 된다.

‘Blue Water(파아란 물)’ 섹션을 비롯한 전시 공간은 색과 기억, 장소, 인간관계 등 RM이 작품을 바라보며 발견해 온 다양한 연결점을 보여주는 장으로 구성됐다.
한국미술을 세계와 연결하는 문화공공외교
이번 전시는 한국 미술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확대되는 가운데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세계 현대미술의 주요 흐름 속에서 보여주는 자리라는 의미도 갖는다.
KF는 문화공공외교 사업의 하나로 해외 주요 미술관에서 열리는 한국 관련 전시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과 휘트니미술관, 홍콩 M+, 영국 사우스뱅크센터 헤이워드갤러리, 이탈리아 토리노동양미술관 등의 한국 및 한국계 작가 전시를 지원했다.
송기도 KF 이사장은 “세계 현대미술의 주요 거점인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과 RM이 함께 하는 새로운 형태의 이번 전시가 한국 문화에 대한 입체적인 관점을 제시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세계인 누구나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문화예술을 통해 한국과 세계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1991년 설립된 KF는 외교부가 지정한 공공외교 추진기관으로 글로벌 한국학 진흥, 국제협력 네트워킹, 문화교류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 유수 미술관의 한국 관련 전시 지원 역시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다.
《RM × SFMOMA: 너와 나 사이》는 한 개인의 미술 컬렉션을 공개하는 전시를 넘어 한국미술과 세계미술, 개인적 취향과 미술관의 공공 컬렉션을 하나의 공간에서 연결하는 시도다.
음악을 통해 세계의 관객과 만나온 RM이 이제 미술을 매개로 또 다른 대화를 시작한다. 제목 그대로 ‘너와 나 사이’에 놓인 예술이 서로 다른 문화와 세대, 기억과 감각을 연결하는 다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시 개요
전시명: 《RM × SFMOMA: 너와 나 사이(Between You and Me)》
전시기간: 2026년 10월 3일~2027년 2월 7일
장소: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주요 내용: RM 개인 컬렉션 및 SFMOMA 소장품 등 약 190점
참여 작가: 장욱진, 김윤신, 권옥연, 박래현, 도상봉, 윤형근, 김환기, 백남준, 도널드 저드, 이브 클랭, 아그네스 마틴, 앙리 마티스, 조지아 오키프, 마크 로스코 등
지원: 한국국제교류재단(K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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