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이스탄불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갤러리 디리마트(Dirimart)가 ‘프리즈 서울 2026’에서 독일 화가 카린 크네펠(Karin Kneffel)의 개인 부스를 선보인다.

디리마트는 이번 프리즈 서울에서 영국 근대건축의 중요한 사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이소콘 플랫(Isokon Flats)’에서 영감을 받은 크네펠의 최근 회화 작품을 중심으로 부스를 구성했다. 프리뷰는 9월 2일 진행됐으며, 본행사는 9월 3일부터 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디리마트 부스는 B14다.

카린 크네펠은 극도로 정교한 회화 표면과 하이퍼리얼한 구성으로 잘 알려진 작가다. 그는 개인의 기억과 미술사적 참조, 건축적 공간을 하나의 화면 안에서 중첩시키며 현실과 기억, 허구가 만나는 지점을 탐구해왔다.
특히 반사와 왜곡, 치밀하게 구축된 시각적 환영을 통해 관람객의 익숙한 시각 경험을 흔드는 동시에 건축과 공간 속에 축적된 문화적 기억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이번 프리즈 서울 2026에서 크네펠이 주목한 공간은 런던 햄프스테드에 위치한 이소콘 플랫이다.
이 건물은 건축가 웰스 코츠(Wells Coates)가 잭 프리처드(Jack Pritchard)와 몰리 프리처드(Molly Pritchard)를 위해 설계해 1934년 완공한 건축물로, 영국에서 바우하우스의 영향을 받아 탄생한 선구적인 모더니즘 건축 사례로 평가된다.
이소콘 플랫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20세기 런던의 지적·예술적 교류가 이루어지던 중요한 장소이기도 했다. 발터 그로피우스(Walter Gropius), 마르셀 브로이어(Marcel Breuer), 라슬로 모호이너지(László Moholy-Nagy), 아가사 크리스티(Agatha Christie) 등이 이곳에 거주했으며, 헨리 무어(Henry Moore)와 바버라 헵워스(Barbara Hepworth) 역시 이 건물과 그 주변의 창조적 네트워크와 연관돼 있었다.
크네펠은 이러한 역사적 공간을 단순히 재현하지 않는다.
그는 기록으로 남은 건축과 인물의 흔적, 아카이브의 파편, 그리고 실제로 존재했을 법한 기억과 상상의 장면을 함께 끌어들인다. 그렇게 재구성된 이소콘 플랫은 특정 시대와 장소를 묘사하는 배경을 넘어 기록된 역사와 만들어진 기억이 공존하는 회화적 무대로 변화한다.
작품 속에서는 그 건물 안에서 실제로 마주쳤을 법한 사람들과 일상의 순간들이 암시된다. 건축의 역사와 그 공간을 살아간 사람들의 기억이 겹쳐지며, 하나의 장소가 어떻게 수많은 삶에 의해 역사로 형성되는지를 묻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소콘 플랫을 다룬 신작들과 함께 크네펠의 대형 정물화도 소개된다.
특히 최근 제작된 튤립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작가가 오랫동안 탐구해온 아름다움과 지각, 장식성에 대한 관심을 이어간다. 이소콘 연작이 건축과 기억, 역사 속 공간을 바라보는 작업이라면 정물화는 관람한다는 행위 자체와 우리가 사물을 어떻게 보고 인식하는지를 다시 질문하게 한다.
출품된 작품 가운데 2026년 제작된 160×160cm 크기의 유화 ‘Untitled’와 2025년 제작된 100×100cm 크기의 ‘Untitled’ 역시 이러한 크네펠의 회화적 특징을 보여준다. 두 작품 모두 캔버스에 유채로 제작됐다.



프리즈 서울 2026 현장 전경 사진은 일본 사진가 요스케 코지마(Yosuke Kojima)가 촬영했으며, 디리마트 B14 부스에 설치된 크네펠의 작품들이 실제 아트페어 공간에서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보여준다. 부스 전체를 통해 회화가 단순히 개별 화면에 머물지 않고 서로 다른 크기와 이미지, 공간적 관계를 이루며 하나의 서사로 연결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디리마트는 2002년 하제르 외질(Hazer Özil)이 설립한 갤러리로, 2026년 창립 24주년을 맞았다. 튀르키예와 국제 미술계의 기성 및 신진 작가들을 함께 소개하면서 비평적 대화와 문화 간 교류를 촉진하는 것을 주요 방향으로 삼고 있다. 현재 이스탄불 돌랍데레와 페라, 영국 런던에서 전시 공간을 운영하고 있으며, 카린 크네펠을 비롯해 아이셰 에르크멘(Ayşe Erkmen), 인지 에비네르(İnci Eviner), 누리 빌게 제일란(Nuri Bilge Ceylan), 사라 모리스(Sarah Morris), 안젤름 레일레(Anselm Reyle), 요린데 포크트(Jorinde Voigt), 마츠야마 토모카즈(Tomokazu Matsuyama) 등의 작가와 협업하고 있다.
갤러리는 전시 프로그램뿐 아니라 2007년 설립한 RES Publications를 통해 작가 도록과 아트북, 미술이론 관련 출판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디리마트는 개념적 탐구와 지적 엄밀성, 서로 다른 지역과 문화 사이의 교류를 강조하며 이스탄불을 기반으로 국제 미술계와의 접점을 넓혀왔다.
프리즈 서울 2026에서 펼쳐지는 카린 크네펠의 개인 부스는 건축의 역사를 단순히 기록하는 전시라기보다, 한 공간 안에 남겨진 사람들의 기억과 문화적 흔적, 실제와 상상이 어떻게 하나의 회화적 이미지로 다시 만들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1934년 런던에서 탄생한 모더니즘 건축 이소콘 플랫의 기억은 2026년 크네펠의 회화를 통해 서울로 옮겨온다. 시간과 장소를 넘어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가 한 화면에서 겹쳐지는 그의 작업은 프리즈 서울이라는 국제적인 미술 현장에서 더욱 풍부한 의미를 만들어낸다.
전시 개요
행사명: Frieze Seoul 2026
갤러리: Dirimart((Dirimart)
작가: Karin Kneffel
형식: Solo Booth
프리뷰: 2026년 9월 2일
행사기간: 2026년 9월 3일~5일
장소: 서울 코엑스(COEX)
부스: B14
사진 촬영: ‘Shots by Yosuke Koji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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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kanlimmtaik/224401534393
임만택 기자 dream-kaz@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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