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갤러리 무모가 ‘Future Artist with MUMO’ 아홉 번째 기획전으로 이희춘 작가의 개인전 ‘관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Contemplation: In Search of Lost Time)’를 오는 10월 3일까지 개최한다.

이희춘 개인전 ‘관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포스터

이번 전시는 40여 년간 회화 작업을 이어온 이희춘 작가가 기억과 시간, 자연과 생명, 인간의 감각을 바라보는 시선을 집약한 ‘관조(Contemplation)’ 연작을 선보이는 자리다. 특히 신작 ‘관조’ 시리즈가 서울에서 처음 공개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이희춘의 ‘관조’ 시리즈는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영감을 받아 출발했다. 작가는 과거의 기억을 단순히 회상하는 데 머물지 않고, 현재의 감각을 통해 지나간 시간을 다시 불러내는 회화적 방식을 탐구한다.

 

작품 속에는 어린 시절 접했던 문구류와 만화 캐릭터를 비롯해 자연의 풍경, 계절의 감각, 문자와 이미지 등이 서로 중첩돼 등장한다. 화면에 쌓인 색채와 붓질, 흔적들은 특정 사물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는 기억이 축적되고 다시 떠오르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기억은 과거가 아닌 ‘현재의 감각’ 속에서 되살아난다 

작가에게 회화는 과거의 시간을 붙잡아 두는 행위라기보다 기억을 현재 속에서 다시 살아나게 하는 과정에 가깝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관조’ 역시 작가가 40년의 예술 여정을 돌아보며 자신의 삶과 기억, 자연과 생명의 관계를 다시 바라보는 태도를 담고 있다.

전시에서는 인간과 자연, 생명과 환경이 어떠한 방식으로 서로 공존하고 감응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작가의 질문도 확인할 수 있다. 자연과 생명, 개인의 기억과 감정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회화적 이미지가 탄생하며, 각각의 작품은 시간에 대한 개인적 경험과 보편적 감각을 함께 품는다.

특히 이번 연작에는 유년 시절과 아버지에 대한 기억에서 비롯된 회한의 정서가 깊이 자리한다. 작가는 고요하고 따뜻했던 어린 시절의 장면들을 다양한 시점에서 되돌아보고 당시의 분위기와 감정의 결을 화면 위에 되살린다.

 

흩어진 기억의 조각들은 하나의 화면 안에서 파노라마처럼 다시 구성된다. 그렇게 복원된 장면들은 일상의 사소한 순간에도 시간과 삶의 의미가 자리하고 있음을 환기한다.

풍성한 붓 터치와 중첩된 색채를 통해 드러나는 자연과 생명의 형상은 구체적인 풍경이면서 동시에 작가의 기억과 감정이 투영된 내면의 풍경으로 읽힌다. 시각적 이미지와 문자, 추상과 구상이 서로 충돌하고 이어지면서 작품은 하나의 기억이 생성되고 소멸하며 다시 되살아나는 과정을 보여준다.

 

결국 이희춘이 말하는 ‘잃어버린 시간’은 과거 어느 한 지점에 고정돼 있는 시간이 아니다. 특정한 색이나 이미지, 풍경과 같은 감각적 경험을 통해 현재 속에서 다시 발견되는 시간이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에게도 각자의 기억을 여는 감각의 순간을 마주하도록 이끈다. 

국내외 무대에서 이어온 40년 작업 세계 

이희춘 작가는 원광대학교에서 조형미술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내에서 44회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중국, 미국, 홍콩 등 해외 여러 지역에서 국제전과 단체전에 참여하며 작품 세계를 확장해왔다.

 

프랑스 레지던시를 비롯해 베이징 예술박람회, 중국 션전 수묵비엔날레, 뉴욕 아트엑스포,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뉴욕 코리안아트쇼, 독일 쾰른 ART.FAIR21, AAF Singapore, 아트부산, 아트광주, Doors 아트페어 등 국내외 비엔날레와 국제아트페어에 참여했다.

 

작품은 중국 로신미술대학, 캐나다 퀘벡대학교, 뉴욕 IBM, 국립현대미술관, 우리은행, 전북도립미술관, 전북도청사, 원광대학교 미술관, 중국 관산월미술관, 전북인재육성재단, 전주시립도서관, 메르세데스-벤츠 전주전시장, 미래병원, 전주지방법원 등 여러 기

관에 소장돼 있다. 

갤러리 무모, 신진·중견·국제 작가 잇는 현대미술 플랫폼 지향 

갤러리 무모는 서울을 기반으로 변화하는 현대문화의 흐름을 탐구하며 신진 및 중견 작가와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새로운 예술적 목소리를 발굴하는 동시에 기존 작가들이 지속적으로 작품 세계를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전시와 협업을 통해 비평적 담론과 예술적 실험, 국내외 문화교류의 접점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한국 현대미술이 국제적인 미술 담론과 연결될 수 있도록 작가들의 활동 영역을 기관과 상업 갤러리, 공공 영역 등으로 확장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이희춘 개인전은 한 작가의 40년 예술 여정을 통해 ‘우리가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 시간은 어디에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기억과 자연, 인간의 감정이 중첩된 화면 앞에서 관람객은 자신의 내면에 남아 있던 시간의 흔적과 다시 마주하게 된다. 

전시 개요

  • 전시명: 이희춘 개인전 ‘관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영문명: Contemplation: In Search of Lost Time

  • 작가: 이희춘

  • 기간: 2026년 8월 29일 ~ 10월 3일

  • 장소: Gallery MUMO(갤러리 무모)

  • 기획: Future Artist with MUMO 9th Exhibition

  • 주요 내용: 이희춘 작가 신작 ‘관조(Contemplation)’ 시리즈

  • 웹사이트: www.mumogallery.com

  • 인스타그램: @gallerymumo

임만택 기자 dream-kaz@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