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적인 미적 상징인 ‘달항아리’를 동시대 미술의 시선으로 새롭게 해석하는 특별전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다.
Gallery H와 미국 LA의 Shatto Gallery(샤토갤러리)가 공동으로 마련한 기획전 ‘REIMAGINING THE MOON JAR’가 오는 10월 10일부터 31일까지 로스앤젤레스 샤토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6 Contemporary Visions of Korea’s Iconic Moon Jar’를 부제로, 한국 미술을 상징하는 달항아리가 오늘날 작가들의 서로 다른 조형언어를 통해 어떻게 재해석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리다.
참여 작가는 CHUNG SOOK SOHN, HAJEONG ROGERS, IN SOOK PARK, JOONG SIK KIM(김중식), YEJIN SHIN, MANCHUL OH 등 6인이다.
특히 김중식 작가의 작품이 이번 전시를 알리는 공식 포스터의 메인 이미지로 제작돼 눈길을 끈다. 포스터에는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명작을 연상시키는 소녀의 이미지와 한국의 백자 달항아리가 한 화면 안에서 교차하는 김중식 특유의 회화적 이미지가 배치됐다.
화면을 구성하는 반복적인 원형의 시각 요소 사이로 인물과 달항아리가 중첩되고, 화면 전면에 자리 잡은 백색 달항아리는 서양 미술사의 익숙한 이미지와 한국의 전통미를 연결하는 중심적인 조형 요소로 작용한다. 서로 다른 시대와 문화에 속한 이미지가 하나의 화면에서 만나면서 ‘전통은 오늘날 어떻게 다시 읽힐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진다.
이번 전시의 제목 ‘Reimagining the Moon Jar’ 역시 단순히 조선시대 백자 달항아리의 형태를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고, 달항아리에 축적된 역사성과 미학적 의미를 동시대 작가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겠다는 기획 의도를 드러낸다.
김중식, 익숙한 명화와 한국적 이미지의 새로운 결합
김중식 작가는 대중에게 익숙한 미술사의 이미지와 현대적인 시각언어, 한국적 소재 등을 독자적인 방식으로 결합해 온 작가다.

이번 전시 포스터의 중심 작품에서도 이러한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서양 미술사의 대표적 이미지와 한국 백자를 상징하는 달항아리가 충돌하기보다 서로의 문화적 배경을 확장하며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낸다.
특히 달항아리는 완전한 좌우대칭보다는 자연스러운 형태와 여백, 절제된 백색의 아름다움을 통해 한국 미학을 대표해 온 조형물이다. 김중식의 화면에서 달항아리는 과거의 유물로 머물지 않는다. 현대의 이미지와 만나 새로운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내는 매개체로 전환된다.
공식 홍보물에서 김중식 작가의 작품이 메인 비주얼로 사용됐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여섯 작가가 참여하는 그룹전의 전체 이미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선택됐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가 전달하고자 하는 ‘달항아리의 동시대적 재해석’을 시각적으로 압축해서 보여주는 역할을 맡게 됐다.
김중식 작가는 현재 LA Shatto Gallery 전속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번 전시를 통해 미국 현지에서 자신의 작품세계를 다시 한번 선보이게 된다.
한국의 달항아리, LA에서 만나는 여섯 개의 시선
달항아리는 조선 후기 제작된 백자 가운데 둥글고 풍만한 형태를 지닌 항아리를 일컫는다. 보름달을 닮은 형태 때문에 오늘날 ‘달항아리(Moon Jar)’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한국적인 단순함과 여백, 자연스러움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미술품으로 국제 미술계에서도 꾸준히 관심을 받아왔다.
이번 전시는 바로 이러한 달항아리의 미학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여섯 명의 작가는 달항아리를 동일한 방식으로 재현하는 대신 자신의 경험과 매체, 조형언어를 통해 각각 다른 ‘달항아리’를 제안한다. 전통 도자기의 형태를 현대적인 이미지와 연결하거나, 한국 문화와 개인의 기억, 이주와 정체성, 동서양 미술의 관계 등으로 의미를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한국 전통문화가 해외의 동시대 미술 공간에서 어떻게 새롭게 읽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LA 중심부의 현대미술 공간 ‘Shatto Gallery’
전시가 열리는 Shatto Gallery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 중심부 윌셔 블러바드에 자리한 컨템포러리 아트 갤러리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과 예술적 실천을 가진 작가들의 전시를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Artforum의 Artguide 역시 샤토갤러리를 로스앤젤레스 중심부에서 다양한 실천과 문화를 소개하는 현대미술 갤러리로 설명하고 있다.
샤토갤러리는 개인전과 기획 그룹전을 통해 회화, 조각, 설치, 사진, 혼합매체 등 다양한 장르를 소개해왔다. 최근에도 지 오(Ji Oh)의 개인전 ‘Unlimited’를 비롯해 왕열(Wang Yeul), Sijia Chen 등 여러 작가의 전시를 개최하며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한국 및 아시아 문화와 연결된 전시도 꾸준히 선보여 왔다. 2024년에는 한국 전통 공예와 현대미술을 연결한 ‘ONE HEART ONE MAUM’을 개최했으며, 전시를 통해 조각보와 도자기 등 한국 전통 공예가 동시대 작가와 메이커에게 어떻게 계승되고 재해석되는지를 소개한 바 있다.
2023년 개최된 ‘Reminiscence’에서는 한국과 일본에 뿌리를 둔 LA 기반 작가 6명의 작업을 통해 이주와 문화적 기억, 전통과 새로운 환경의 결합을 조명하기도 했다.
이러한 전시 이력을 고려하면 ‘REIMAGINING THE MOON JAR’ 역시 한국 고유의 문화적 상징을 미국 현대미술의 현장에서 새로운 관점으로 소개한다는 점에서 샤토갤러리의 기존 프로그램과도 맞닿아 있다.
전시는 10월 10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오프닝 리셉션을 시작으로 관객을 맞는다. 전시장 주소는 3130 Wilshire Blvd #104, Los Angeles, CA 90010이다. 샤토갤러리의 공식 운영시간은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1시~오후 5시다.
한국의 달항아리가 지닌 절제와 여백의 미, 그리고 이를 새롭게 해석하는 동시대 작가들의 시각이 LA라는 다문화적 도시에서 어떤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특히 공식 포스터의 중심을 장식한 김중식 작가의 작품은 한국과 서양, 전통과 현대의 이미지를 한 화면에서 교차시키며 이번 전시가 지향하는 ‘달항아리의 새로운 상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시 개요
전시명: REIMAGINING THE MOON JAR
부제: 6 Contemporary Visions of Korea’s Iconic Moon Jar
참여작가: CHUNG SOOK SOHN, HAJEONG ROGERS, IN SOOK PARK, JOONG SIK KIM(김중식), YEJIN SHIN, MANCHUL OH
전시기간: 2026년 10월 10일~10월 31일
오프닝 리셉션: 2026년 10월 10일 오후 2시~5시
공동기획: Gallery H × Shatto Gallery
장소: Shatto Gallery
주소: 3130 Wilshire Blvd #104, Los Angeles, CA 90010
갤러리 운영시간: 수~토 오전 11시~오후 5시
Instagram: @galleryh_official / @shattogallery
홈페이지: Shatto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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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만택 기자 dream-kaz@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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