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을 만들면서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언론은 무엇을 말하는가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한 말을 얼마나 지키는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한국아트넷뉴스를 창간한 지 7개월. 그동안 네이버 활동을 통해 하나둘 모아온 해피콩이 마침내 1만원이 됐다.

 

한국아트넷뉴스의 해피콩이 처음 적립된 날은 2026년 3월 12일이다.

 

처음에는 아주 작은 금액이었다. 하루하루 쌓이는 금액도 크지 않았다. 때로는 눈에 띄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3월 12일 처음 시작된 작은 적립은 멈추지 않고 이어졌고, 9월 19일 마침내 1만원에 도달했다. 약 6개월여 동안 한 번에 큰돈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작은 금액이 하나씩 쌓여 만들어진 결과다.

 

그래서 나에게 이 1만원은 단순한 ‘1만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 안에는 한국아트넷뉴스가 창간 이후 문화예술 현장을 기록해 온 시간과 독자들의 관심, 그리고 작은 것이라도 사회와 나누겠다는 약속이 함께 담겨 있기 때문이다.

2026년 9월 19일, 한국아트넷뉴스는 그동안 모인 해피콩 1만원 전액을 에티오피아 6·25전쟁 참전용사 지원을 위해 기부했다

그리고 2026년 9월 19일, 한국아트넷뉴스는 그동안 모인 해피콩 1만원 전액을 에티오피아 6·25전쟁 참전용사 지원을 위해 기부했다. 큰돈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약속을 지킨다는 의미만큼은 결코 작지 않다고 생각한다. 

3월 12일, 작은 시작

 

2026년 3월 12일.

한국아트넷뉴스의 해피콩이 처음 적립된 날이다.

 

그날 적립된 금액 자체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날이 작은 나눔의 시작이었다. 처음부터 ‘언제까지 얼마를 모으겠다’는 거창한 목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해피콩이 하나둘 쌓이는 것을 보면서 한 가지 생각을 했다.

 

‘이 돈은 우리가 쓰지 말고, 언젠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돌려드리자.’

그리고 작은 금액이라도 일정액이 모이면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처음에는 그 약속이 언제 실현될지 알 수 없었다.

 

100원, 200원, 500원….

조금씩 쌓였다.

그리고 3월 12일부터 이어진 작은 적립이 약 6개월 만에 1만원이 됐다.

 

금액만 보면 아주 작은 돈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작은 것을 무시하지 않고 계속 모으는 것.

한 번 한 약속을 잊지 않는 것.

그리고 정한 방향대로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

 

이번 기부의 의미는 바로 그 과정에 있다. 

왜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였는가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돕기 위해 군대를 보낸 나라다. 1950년 전쟁이 발발하자 에티오피아는 유엔군의 일원으로 전투부대를 파병했다. ‘강뉴부대(Kagnew Battalion)’로 알려진 에티오피아군은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한국 땅에서 대한민국을 위해 싸웠다.

 

그들은 우리와 혈연관계도 없었다. 당시 한국이라는 나라를 잘 알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자유를 지키기 위해 한국에 왔고, 낯선 땅에서 목숨을 걸고 싸웠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 K-컬처와 K-아트의 세계화를 이야기하는 나라가 됐다. 그러나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우리 국민의 희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젊은이들이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피를 흘렸다.

 

그 가운데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도 있었다. 

9월 9일, DMZ 평화의 길에서 다시 생각한 전쟁과 평화

 

특히 이번 기부는 나에게 더욱 각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불과 열흘 전인 지난 9월 9일, 나는 강원도 고성의 DMZ 평화의 길 A코스를 직접 걸었다.

그 길은 왕복 약 3.6㎞에 불과했지만, 그 짧은 거리 안에는 70년이 넘는 분단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철책과 초소, 지뢰 표식, 끊어진 도로와 녹슨 철길, 그리고 바로 눈앞에 보이면서도 갈 수 없는 금강산과 해금강을 바라보며 분단이 결코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몸으로 느꼈다.

특히 남방한계선 반환점에 서서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가 관할하는 비무장지대에 진입·접근하고 있다’는 표지판을 마주했을 때, 우리가 지금도 ‘종전’이 아니라 ‘정전’의 시간을 살고 있다는 사실이 무겁게 다가왔다. 

 

그날 나는 멀리 철책 너머 금강산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평화는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고.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일상의 평화도 수많은 사람의 희생과 헌신 위에 놓여 있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그 생각은 자연스럽게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위해 싸웠던 유엔 참전용사들에게로 이어졌다.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도 그 가운데 한 사람들이다.

 

먼 아프리카에서 낯선 대한민국으로 와 목숨을 걸고 싸웠던 그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일상도 지금과 같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9월 19일 해피콩 1만원의 첫 기부처를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지원으로 정한 것은 나에게 단순한 기부처 선택 이상의 의미였다.

 

9월 9일 DMZ 평화의 길에서 분단의 현실을 직접 마주했고, 열흘 뒤인 9월 19일에는 그 전쟁에 참전했던 이들을 위한 작은 나눔을 실천하게 됐다.

 

두 날짜가 우연히 이어졌지만, 나에게는 하나의 흐름처럼 느껴졌다.

 

기억하고, 감사하고, 그리고 작은 행동으로 옮기는 것.

그것이 평화의 길을 걷고 돌아온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실천이라고 생각했다. 

1만원은 작지만 약속은 작지 않다

 

이번 기부액은 1만원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1만원 가지고 무슨 큰 의미가 있느냐.”

맞는 말일 수도 있다.

 

1만원이 한 사람의 삶을 완전히 바꾸지는 못한다.

참전용사들의 어려움을 모두 해결할 수도 없다.

하지만 나눔의 의미를 금액으로만 평가해야 할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늘 한 사람이 1만원을 기부하고, 또 다른 사람이 1만원을 보태고, 또 다른 사람이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면 작은 금액은 더 이상 작은 금액으로만 머물지 않는다.

 

나눔은 액수보다 참여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신뢰는 작은 약속을 지키는 것에서 시작된다. 한국아트넷뉴스 역시 약속했다.

해피콩이 모이면 좋은 곳에 사용하겠다고. 그리고 3월 12일부터 모인 해피콩이 1만원이 된 9월 19일, 그 약속을 지켰다.

 

이번 기부는 한국아트넷뉴스가 특별하거나 대단한 일을 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아주 당연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한 말을 지키는 것.

약속한 것을 실행하는 것.

언론이라면 더욱 그래야 한다.

언론의 신뢰도 작은 약속에서 시작된다

언론은 매일 사회를 향해 많은 말을 한다.

정부를 향해 약속을 지키라고 이야기하고, 기업에는 책임을 다하라고 요구한다.

공공기관을 감시하고 사회의 부조리를 지적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언론 스스로는 어떠해야 하는가.

 

자신이 한 말부터 지켜야 하지 않을까.

언론의 신뢰는 거창한 선언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정확한 기사를 쓰는 것.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것.

잘못된 내용이 있으면 수정하는 것.

그리고 독자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는 것.

이런 작은 원칙들이 하나씩 쌓여 신뢰가 된다.

 

그래서 나는 이번 1만원 기부를 단순한 사회공헌 활동으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아트넷뉴스가 스스로 한 말을 지키는 하나의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모이면 기부하겠습니다.”

그 말을 했고, 실제로 1만원이 모이자 기부했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문화예술 언론도 사회와 연결되어야 한다

 

한국아트넷뉴스는 문화예술 전문 인터넷신문이다.

 

작가와 전시, 공연과 음악, 문화예술 현장을 기록하는 것이 주요 역할이다. 하지만 문화예술을 다루는 언론이라고 해서 사회적 책임과 무관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문화예술의 출발점은 사람이다.

 

사람의 삶과 감정, 기억과 상처,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이 문화예술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한 작가의 전시를 소개하고 한 음악가의 공연을 알리는 일도 중요하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작은 힘이나마 함께 나누는 것 역시 문화예술 언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기사 한 편이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

 

소개 한 번이 한 예술가에게 새로운 기회를 줄 수도 있다. 그리고 해피콩 100원, 200원이 쌓여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한국아트넷뉴스는 앞으로도 이런 작은 연결을 계속 만들어가고 싶다. 

기억은 감사에서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DMZ 평화의 길을 걸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도 바로 ‘기억’의 중요성이었다. 철책 옆을 날아다니던 작은 노랑나비와 그 너머의 초소, 지뢰 표식, 끊어진 길을 보면서 평화는 거대한 구호에서만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분단의 역사를 잊지 않는 것.

전쟁의 참혹함을 기억하는 것.

그리고 다음 세대에게 전쟁이 아닌 평화의 가치를 전하는 것.

그것 역시 평화를 만들어가는 일이다.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을 기억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대한민국을 위해 싸웠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이름과 삶을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까.

 

전쟁이 끝난 지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참전용사들이 세상을 떠났고, 생존 참전용사들도 고령이 됐다. 대한민국은 그들의 희생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나 기억은 단순히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가능하다면 작은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누군가는 참전용사 이야기를 기사로 기록할 수 있다.

누군가는 후원할 수 있다.

누군가는 그 이야기를 자녀들에게 전할 수도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한국아트넷뉴스가 이번에 할 수 있었던 일은 3월 12일부터 모인 해피콩 1만원을 기부하는 일이었다.

 

크지 않다.

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그것이 중요하다.

작은 것은 결코 작지 않다

 

3월 12일 처음 적립된 작은 해피콩이 9월 19일 1만원이 됐다.

 

처음에는 거의 보이지 않던 금액이었다.

하지만 하루하루 지나면서 조금씩 쌓였다.

그리고 결국 누군가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금액이 됐다.

 

나는 이 과정이 우리 삶과도 닮았다고 생각한다.

좋은 일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신뢰도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평화도 마찬가지다.

평화는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기억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작은 실천을 이어가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다.

 

지난 9월 9일 DMZ 평화의 길을 걸으며 나는 ‘평화는 기다린다고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기억해야 하고, 지켜야 하며, 다음 세대에게 이어주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열흘 뒤, 해피콩 1만원을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지원에 기부하면서 그 문장을 다시 떠올렸다.

 

아주 작은 일이지만, 기억을 행동으로 옮기는 일이었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오늘 한 편의 좋은 기사를 쓰고, 내일 또 한 편을 쓰는 것.

독자들과 한 약속을 기억하고 지키는 것.

그 과정이 쌓여 하나의 언론사가 만들어진다.

한국아트넷뉴스는 이제 창간 7개월을 지나고 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더 많은 문화예술 현장을 찾아야 하고, 더 좋은 기사를 써야 하며, 독자들에게 더 신뢰받는 언론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성장 과정에서 잊지 않으려는 것이 있다. 크게 성장하는 것만큼 바르게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바르게 성장한다는 것은 거창한 구호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약속을 하나씩 지키는 데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1만원보다 더 중요한 것

 

이번에 기부한 돈은 1만원이다. 하지만 그 안에는 3월 12일부터 9월 19일까지 이어진 시간이 들어 있다. 한국아트넷뉴스를 찾아준 독자들의 관심이 들어 있다. 그리고 ‘작은 금액이라도 모이면 좋은 곳에 사용하겠다’는 약속이 들어 있다.

 

또한 지난 9월 9일 DMZ 평화의 길에서 마주했던 철책과 금강산, 남방한계선, 그리고 전쟁과 평화에 대한 생각도 함께 담겨 있다. 그래서 이번 1만원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우리에게는 하나의 기록이다.

첫 번째 적립.

첫 번째 1만원.

첫 번째 약속의 실천.

그리고 분단과 전쟁을 기억한 뒤 행동으로 옮긴 첫 작은 실천이다.

 

앞으로도 해피콩은 다시 0원에서 시작해 조금씩 쌓일 것이다. 100원이 모이고, 500원이 모이고, 다시 1만원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때마다 한국아트넷뉴스가 가진 작은 힘을 필요한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문화예술 소외계층, 어려운 청년 예술가, 참전용사 등 우리 사회에서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마음을 이어가고자 한다.

 

1만원으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약속을 지키는 사람 한 명은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기억을 행동으로 옮기는 작은 사례 하나는 남길 수 있다.

 

그런 사람이 한 명, 두 명 늘어나면 세상은 아주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한국아트넷뉴스가 그 작은 변화에 함께하고 싶다.

 

3월 12일 시작된 작은 해피콩.

9월 9일 DMZ 평화의 길.

그리고 9월 19일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지원을 위한 1만원의 기부.

 

세 개의 날짜가 나에게는 하나의 의미로 이어진다.

 

기억하고, 감사하고, 약속을 지키는 것.

 

큰돈이어서 의미 있는 것이 아니다.

약속했기 때문에 지킨 것이다.

1만원은 작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시간과 기억, 감사와 약속의 무게는 결코 작지 않다.

한국아트넷뉴스 해피콩 나눔 기록

  • 최초 해피콩 적립: 2026년 3월 12일

  • 첫 1만원 달성: 2026년 9월 19일

  • 첫 기부: 2026년 9월 19일

  • 기부금액: 10,000원

  • 기부처: 6·25전쟁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지원

  • 의미: 한국아트넷뉴스 창간 이후 독자 참여와 온라인 활동을 통해 모인 작은 금액을 사회적 나눔으로 연결한 첫 실천

    글 ㅣ 임만택 한국아트넷뉴스 대표

    KANN 블로그 바로가기
    https://blog.naver.com/kanlimmtaik/224417172593

임만택 기자 dream-kaz@daum.net